한국에도 SaaS 스타트업이 인기를 얻어 많은 SaaS 기반의 스타트업이 등장하는 것이 반갑습니다. 하지만, 아래 분석에서도 살펴볼 수 있듯, 인수합병을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면, 유의미한 타깃 시장 (TAM: Total Addressable Market)이 최소 2~5조 원이 필요한 SaaS 산업에서 해외 진출은 선택이 아닌 필수입니다.

해외 진출을 바꾸어 말하면, 해외 고객의 유치, 해외 고객의 매출을 중심으로 한 성장을 말하며, 이를 위해서는 해외 영업과 마케팅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과거, ‘극초기 SaaS 스타트업이 글로벌에서 고객을 확보할 수 있는 10가지 마케팅 채널’ 이라는 글에서 다루었던 마케팅 중에서도, 오늘은 ‘콘텐츠와 SEO’ 마케팅에 대해 좀 더 얘기해 보겠습니다.
진짜 꼭 콘텐츠 마케팅과 SEO 해야 하나요?
네 반드시 해야 합니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다른 채널에서 효과를 보기가 정말 어렵습니다.
SNS – 미국에서 활발히 사용하지 않는 페이스북을 차치 하더라도, 링크드인, 트위터와 같은 SNS에서 한국인 인맥이 대부분인 창업자의 글이 영어로 바이럴을 탈 확률은 거의 없습니다. 레딧 같은 포럼에서 성급히 홍보하다가 계정이 정지될 가능성이 높고, 와이콤비네이터의 해커뉴스와 같은 레퍼럴 채널의 영향력도 점차 줄어들고 있습니다.
노력이 복리가 되어 꾸준히 누적되는 마케팅은 콘텐츠와 SEO가 유일합니다.

김치힐의 방문자 수 입니다. 다른 웹사이트나 사용자가 이용하는 횟수, 이로인한 사이트의 Authority가 누적되며, 특별히 추가적인 마케팅 채널 확장이 없었음에도 그 성장세가 더 불어나고 있습니다.
글로벌 시장을 겨냥하는 SaaS 스타트업 창업자 분들이라면 프로덕트 헌트 등 마케팅 캠페인으로 순간적으로 치솟는 트래픽에 짜릿했던 기억 한 두 번씩 있으실 겁니다. 저도 센드버드에서 현재까지 약 세 번 정도의 프로덕트헌트 런칭 기억이 있는데요, 일시적 상승률이 매력적이긴 하지만 그 효과가 지속적이지 않다는 치명적 단점에 고개를 떨궈야 했습니다.
디지털 광고 단가의 급상승으로 유료 광고로 비용 효율적인 효과를 보기 어렵습니다.

팬데믹 이후 박람회 (컨퍼런스) 등 필드 마케팅이 제약되어, 유일한 Demand generation 마케팅 수단인 여러 광고 플랫폼의 가격이 기하급수적으로 치솟았습니다.
또한 초기 스타트업의 경우 제품의 명확한 컨셉과 이를 표현하기 위한 명료한 메시징, 광고비의 효과적 집행을 위한 고객 데이터베이스 등의 한계가 명확하기 때문에 높은 비용을 지불하여 유료 광고를 태우더라도 반응이 없거나, 그 효과 (click through website)가 실제 구매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지 않습니다.
가장 중요한 것 – 실구매로 이어질 확률이 최대 500배 가까이 높습니다.
검색결과와 SEO를 통해 우리 서비스로 유입된 고객은 명확한 구매 의향을 이미 가지고, 부단한 탐색을 거쳐 우리 서비스를 기꺼이 알아나가려 시간을 쓴 고객이기 때문에, 이후 영업 문의를 하고 (Lead generation), 실 구매로 이어질 확률이 훨씬 높습니다.

그 결과, 제가 몸담은 ‘센드버드‘ 또한 2017년 시리즈 a 투자 당시 1년 전체 500만 원 미만의 마케팅 비용만 지불하고, 거의 99%에 가까운 매출을 오로지 콘텐츠와 구글 SEO에 의한 오가닉 인바운드로 일으킬 수 있었습니다.
여러분이 보고 계신 블로그, 김치힐도 전체 가장 많은 방문자를 일으킨 컨텐츠는 한국어 컨텐츠가 아닌 SEO를 통해 최적화된 “Path to $100m of Top 14 SaaS Unicorn“이라는 영문 블로그 글입니다.

‘100m arr’ 이라는 목표 키워드를 가지고 구글 검색 결과에서 최적화된 이 블로그 글을 통해 미국에서 꾸준한 블로그 방문자를 만들어 내고 있으며, 그 결과 구글 결과에 해당 글이 테크크런치의 최신 기사보다 더 상단에 검색되는 결과를 만들어 내고 있습니다.

특정 키워드가 구글의 검색결과 상단에 위치하는 것 외 유명한 웹사이트에 해당 글이 인용되어 Backlink를 쌓게 되면, 해당 사이트를 통해 유입되는 트래픽 외에도 김치힐의 웹사이트 전체 Domain Authority 라는 점수가 개선되어, 구글이 해당 도메인의 글을 더 상단에 노출 시켜주는 알고리즘의 수혜를 얻을 수 있습니다.
몇가지 사례가 있습니다. 나스닥에 상장된 전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DevOps 툴 중 하나인 깃랩 (GitLab)의 Global VP of Alliance가 인용하여 전파해 준다던지,

깃랩의 신규 엔지니어링 프로젝트를 총괄하는 ‘Incubation Engineering Department‘에서 신규 기술투자를 정당화하는 분석의 일환으로 김치힐의 해당글을 인용한 사례 또한 존재합니다.

제가 김치힐을 시작할 때 가장 영감을 받은 SaaS업계의 선생님, Jason Lemkin의 SaaStr (SaaStr)에서도 인용된 날 느꼈던 감동이 아직도 기억이 납니다. (참고: It Takes at Least 7 Years in SaaS: Can You Do The Time?)

최근에는 MarketWatch라는 유명 투자 관련 매체에서 김치힐의 해당 글을 인용하여, Adobe가 Figma를 인수한 것의 투자 정당성을 분석하는 기사를 작성한 바 또한 존재합니다. ” (해당 기사: Adobe’s stock got slammed for spending $20 billion on Figma. But it now owns a rare company)

이렇게 효과가 좋은 SEO를 왜 잘 안/못하는 걸까요?
첫 번째로, 네이버 위주의 국내 검색결과 사업이 SEO 보다는 광고 상품 위주로 성장하도록 만들어져, 기술적 측면에서 그리고 콘텐츠 최적화 측면에서 SEO를 잘하는 마케터를 육성하기 어려운 환경이 만들어졌습니다.
두 번째로, 효과를 보기까지 최소 6개월, 길게는 1년까지 당장 보이지 않는 SEO에 대한 투자를 진득하게 해나가는 스타트업을 보기 정말 어렵습니다. 저도 센드버드를 처음 시작하여 SEO와 함께 블로그를 써나갔을 때, 매일 전쟁과 같은 스타트업의 하루속에서 당장 효과를 보여주지 않는 영어콘텐츠와 SEO에 쏟는 시간이 막막하고 답답했던 기억이 납니다.

하지만, 그렇게 쏟은 시간으로 글로벌 시장진출이라는 결실을 거두었고, SEO = 우리 제품에 대한 탐색 행위를 하는 글로벌 잠재 고객 유입이라는 확신이 생겼기 때문에, 김치힐을 시작했을 때부터 꾸준히 SEO에 투자할 수 있었습니다.
다음번에는 연내 제가 배워나간 SEO 노하우를 공유하는 글을 써보도록 하겠습니다.
글로벌 진출을 목표로 하는 SaaS 스타트업들에 투자, 자문을 하며, 글로벌콘텐츠와 SEO에 대한 가벼운 조언을 자주 드려왔습니다. 제가 직접 대화의 시간을 가지지 않더라도, 페이스북 등의 SNS을 통해 글로벌 진출에 대한 포부를 밝히는 주변 분들이 많습니다. 그 분들께 드리는 간곡한 말씀은 “페이스북에서 한국 지인들이 눌러주는 Like”는 당장의 내 기분을 좋게 만들어줄 수는 있어도, 우리의 제품을 글로벌로 ship 하지는 못한다는 것입니다. 지금 영어 콘텐츠와 SEO에 보다 큰 투자를 시작하시길 부탁 드립니다.
One thought on “글로벌 SaaS 만드시려면, ‘제발’ 영어 콘텐츠랑 SEO 하셔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