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기 스타트업의 험로 (Death valley)는 그 구성원이 자신과 자신의 여정이 특별하다는 믿음을 가지지 않는다면 이겨낼 수 없을만큼 고단하다. 그렇기 때문에, 자신은 특별하다는 확신을 이용해 자신을 채찍질 하는 것이 불가피 하다는 생각도 든다.
하지만,
‘나는 특별하다. 혹은 특별하고 싶다’ 생각은 ‘나는 어쩌면 특별하지 않을지 모른다’라는 불안의 다른 모습일 수 있다.
팀이 100명 이상의 규모로 성장했을 때, 경영진 혹은 CEO 이지만 이사회의 균형과 함께 조화로운 성장을 고민해야 할 때, 내 예상과 다른 경영 상의 실패가 계속되었을 때 등 다양한 상황을 통해 “나는 특별하다”라는 마법은 벗겨지고, “나는 특별한가?”라는 의구심이 남게 된다. 불안이 두려움이 되고, 분노가 되고, 좌절이 되기도 한다.
아주 오랫동안 ‘나는 특별하다’라는 마법이 벗겨지지 않았다면, 그 마법이 자신을 먹어 삼키는 에고(ego)라는 저주가 되어 돌아오는 경우도 있다. 즉, ‘나는 역시 특별해’, 그리고 ‘나는 특별해 마땅해 .’ 라는 믿음이 성벽을 쌓고 점차 경화되며, 그 나르시즘적 성향이 파국에 이르는 사례를 우버나 위워크의 창업자가 아니더라도 주변에서 경험할 수 있다.
나는 내가 특별하지 않길 소망한다. 내가 특별한 힘을 발휘해 회사가 발전하는 것이 아닌, 안정된 시스템과 구성원의 결합된 (collective) 역량이 우리가 내일을 향해 나아가는 원동력이길 소망한다. ‘특별함’이 가지는 아이코닉한 상징성과 이로 인해 가득차는 내 안의 도파민과, 성장과 성취가 나를 취하게 만듦에서 온전히 나를 구할 수 있길 희망한다.
각오는, 하루 하루 기울이는 내 노력만은 평범하지 않길. 그 누구도 바라봐주지 않아도 묵묵히 기울이는 내 노력만은 특별하기를 바란다. 노력만으로 이룰 수 있는 것은 없지만, ‘이렇게 노력해도 안된다면 어쩔 수 없어’라고 내 스스로 납득할 수 있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