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창업자 분께서 제게 묻습니다. “채용이 너무 어렵고 경쟁이 심합니다. 리크루팅 팀이 아웃바운드를 해봐도 뾰족한 효과를 보기 어렵습니다”. 특히 자주 접하는 질문은 다음과 같습니다 “센드버드는 초반에 어떻게 채용을 하셨어요?”
이에 대한 답변으로, 저는 흔히 채용 경험 뿐 아니라 마케팅 및 영업 조직을 이끌어본 경험을 함께 담아 풀어내곤 합니다. 저의 경험 또한 제한적이지만, 시간이 지날 수록 이런 방식으로 채용을 접근하는 주변 사례가 늘어가는 것 같습니다. 오늘은 제가 경험한, 그리고 여타 실리콘밸리 및 이미 성공적인 월드클래스 채용팀이 팀의 역량 강화를 위해 참고하는 열 가지 마케팅과 영업 조직의 운영 노하우를 소개하려 합니다.
첫 번째, 당신의 채용팀 모두가 회사와 직무 매력도를 매력적으로 설명할 수 있는 훌륭한 영업사원이어야 합니다.
리크루팅 팀은 링크드인에서 아웃바운드 캠페인을 진행하고, 회사와 직무 매력도에 대해 설득하는 역할은 창업자 혹은 하이어링 매니저가 맡고 있나요? 채용팀의 실무 담당자가 창업자 혹은 하이어링 매니저 수준으로 회사의 매력 포인트와 직무의 상세내역을 파악해야 하며, 영업에서 ICP (Ideal Customer Profile)을 꿰고 있듯, 채용의 ICP (Ideal Candidate Profile)이 명확히 정의되어 채용팀 모두가 이해하고 있어야 합니다.
두 번째, 마케팅의 역할 수행과 비슷한 채용 브랜딩과 컨텐츠와 캠페인이 필요합니다.
이는 인바운드 지원자 뿐 아니라 아웃바운드 채용팀의 전환율을 늘리는데 도움이 됩니다. 고객이 다양한 매체 (multi attributions)에 노출되며 점차 잠재 고객이 될 가능성을 높여가 듯, 뛰어난 인재 또한 여러 매체를 통해 당신 회사와 직무 매력도를 판단합니다. 이것이 당신의 채용팀 안에도 마케팅팀과 같이 브랜딩, 컨텐츠 제작 및 캠페인 수행의 역할이 필요한 이유입니다.
세 번째, 링크드인 및 데이터베이스 툴이 없는 한국에서는 B2B 및 SaaS 마케팅의 Lead Generation 의 역할과 유사하게 잠재 후보자의 데이터베이스를 기업 스스로 쌓아나가야 합니다.
한국에서 B2B 마케팅 및 영업 조직을 운영하는 어려움 중 하나는 미국처럼 Linkedin 사용률이 높지 않고, 영업 데이터베이스를 위한 툴이 존재하지 않다는 점입니다. 채용팀도 이와 유사한 고민을 안고 있습니다. B2B 마케팅팀이 웨비나, 백서 (Whitepaper)를 담은 랜딩페이지 운영을 통해 잠재 고객의 연락처 DB를 스스로 발굴하고 관리하듯, 채용팀 또한 잠재 후보자의 연락망을 주체적으로 발굴하고 관리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네 번째, 영업 프로세스가 세분화된 단계로 나누어, 각 단계별 전환률과 세일즈 사이클을 파악하듯 채용 프로세스를 운영해야 합니다.
현재 회사의 채용 프로세스는 어떤 단계로 구성되어 있습니까? 단계 1 에서 단계 3까지의 소요 기간은 어떻게 됩니까? 가장 지체가 많이 되는 단계 사이의 전환율은 어떻게 됩니까? 이에 대한 답이 떠오르지 않는다면, 지금 당장 채용 단계를 구조화하고, ‘월드클래스 영업팀이 파이프라인을 관리’하듯 데이터를 쌓아나가 운영을 시작하시길 바랍니다.
다섯 번째, 영업 플래닝과 유사하게 회사의 목표를 살펴보며 언제 채용이 이뤄져야 하는지 대해 스스로 목표 수립이 가능합니다.
모든 하이어링 매니저가 본인의 채용 요구에 대해 ASAP을 외칩니다. 하지만 영업팀의 노하우를 닮아 채용팀을 운영하는 매니저는 “언제”와 “왜”에 대한 답을 스스로 구할 수 있습니다. 기간 별 매출 예측치가 무엇인지, 따라서 영업팀의 Capacity 모델이 어떻게 되는지, 일반적인 영업사원의 훈련 기간 (ramp-up)이 어떻게 되기에 언제까지 인력이 필요한지에 대한 대략적 이해를 가지고 있으면, (개발팀에 대한 부분도 demand와 capacity 모델의 관점으로 접근할 수 있습니다) ASAP에 늪에 빠지지 않고 효과적으로 채용팀을 운영할 수 있습니다.
여섯 번째, 영업에서 파이프라인을 쌓아 매출의 예측 가능성을 높이듯, 장기적 관점에서의 후보자 파이프라인 관리가 필요합니다.
중요한 포지션인데, 이제 막 직무 기술서 (JD)를 작성하고 링크드인에서 채용 권유를 시작하였나요? 2달 안에 채용완료를 목표로 하신다고요? 영업에서 엔터프라이즈 규모의 기업 고객의 세일즈 사이클이 소규모 기업 대상 영업보다 훨씬 길 듯 VP level의 주요 직군, 경력 7년 이상의 시니어 혹은 매니저 레벨의 개발자는 길 게는 일 년 이상을 놓고 채용을 진행해야 합니다. 영업 및 마케팅 조직이 잠재 고객을 발굴하고 서서히 관심도를 높여가듯 (prospecting과 nurturing을 한다고 표현합니다) 채용의 파이프라인 개발 및 관리가 필요한 이유입니다.
추운 겨울에는 모두가 사냥 (hunting)에 나서도 모두가 배불리 먹을 사냥감을 획득하기 어려운 것 같습니다. 평소에 겨울을 나기 위한 농사 (farming)가 미리미리 되어 있다면 겨울을 나기가 한결 쉽겠죠.
일곱 번째, 현대 영업 조직이 분화되 듯, 채용팀 또한 그 역할이 분화되고 있음을 이해합니다.
영업팀에서 현장 담당자의 역할이 SDR (Sales Development Rep)과 AE (Account Executive)로 분화되었 듯, Sourcer와 리크루터로 나눠 업무의 효율성과 캠페인 전술의 성공 가능성을 높일 수 있습니다. 영업팀에서 Sales Ops조직이 존재하듯, 데이터를 능숙하게 다루거나 리크루팅 운영을 도맡아 진행할 Recruiting Operations 의 필요성을 이해하며, Sales Enablement가 영업 컨텐츠와 훈련을 맡듯, Recruiting Enablement 혹은 채용 브랜딩 팀을 효과적으로 이용합니다.
여덟 번째, 채용팀의 현대화를 위해 소프트웨어와 자동화에 대한 의존도를 높여 나갑니다.
영업조직에서 이미 Salesforce 사용이 널리 정착되고, 그 위에 Salesloft/ HighSpot 등 수없이 많은 소프트웨어를 사용한 워크 플로우 설계 및 자동화가 이뤄졌 듯 채용팀의 운영도 이와 닮아가야 함을 이해합니다. 프로세스와 정책을 설계한 후에는, 이를 소프트웨어 혹은 노코드/Low code의 프로그램을 사용하여 해당 프로세스를 자동화하려는 투자를 진행하며, 프로세스 위에 데이터가 쌓는 경험을 일찍이 시작합니다.
실리콘밸리에서는 일찍이 LEVER, Greenhouse와 같은 ATS (Application Tracking System)와 BambooHR, Rippling 등의 HRIS (HR Information System)을 사용 및 연동하여 데이터와 자동화 측면에서 진일보된 채용팀의 운영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한국에서도 작년부터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그리팅 (Greeting)’ 서비스처럼, 한국의 채용 채널 및 프로세스에 특화된 채용 소프트웨어의 저변이 더 넓어지길 희망합니다.
아홉 번째, 초기 스타트업에서는 창업자가 영업에 접근하듯 채용에 접근하는 방식이 필요합니다.
초기 스타트업에서는 고객이 우리 제품을 써야 될 이유보다, 우리를 무시해야 할 이유가 훨씬 많은 상황입니다. 채용 또한 이와 유사한 상황이기에, 창업자가 잠재 후보자 발굴, 설득, 주변 지인을 통한 추천 등 모든 가능한 채널을 총동원해야 합니다. 모든 창업자들이 상시 잠재 고객을 만나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듯, 상시 잠재 후보자를 만나고 있어야 합니다. 당신이 초기 스타트업의 창업자 혹은 대표라면 당신의 캘린더에 일주일에 최소 3개 이상의 고객 미팅이 최소 3개 이상에 인재에 대한 Cold meeting이 잡혀있는지 확인해보십시오. 또한, 현재 인원의 인재 추천 파이프라인을 대표가 직접 관리하고 독려해야 합니다.
열 번째, 영업 조직에서 CSM (Customer Success) 운영을 하 듯, 채용보다 중요한 것은 현재 근무 중인 인재의 유지와 성장입니다.
신규 고객의 확보 만으로는 건전한 성장을 이룰 수 없습니다. 신규 고객의 확보를 위한 비용은 날이 갈수록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습니다. 많은 영업 조직이 기존 고객을 갱신계약하고 이 전보다 확대된 금액으로 재계약을 이끌어내는데 주력을 하는 이유이며, 많은 VC 들이 신규 매출보다 기존 고객의 확대 매출의 기여도인 NDR (Net Dollar Retention)을 주목하는 이유입니다.
월드 클래스 채용팀 및 이를 운영하는 리더 또한 이를 이해하기에 인재의 생의 주기와 이에 따른 LTV (Lifetime Value)에 주안점을 두고 기존 인재의 유지 및 성장을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또한 성공적인 인재의 조직 안착을 위해서는 온보딩이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각 기업별로 특화된 온보딩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영업과 마케팅의 운영 노하우를 차용하되, 채용이 이 부서의 운영과 궁극적으로 다를 수 있음을 간과하면 안됩니다. 제품과 회사의 비전에 대해 공감하더라도, 그 비전 만으로 구매에 이르는 고객은 없습니다. 하지만 채용은 보상이 전부가 아닌 직무와 회사의 비전에 큰 영향을 받는 부문입니다. 또한 잘못된 하나의 계약이 다른 계약이 영향을 미치는 경우는 극히 적습니다. 하지만 잘못된 채용이 전체 팀이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기에 채용에는 신중한 가치 판단이 따르게 됩니다.
이러한 차이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위의 열 가지 노하우를 참고하여 각자 목표하시는 바를 이루고 채용팀의 역량을 한층 끌어올리는데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