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orean] 스타트업 성장의 법칙과 초기 멤버들의 심리적 부상, 그리고 성장통

The same article in English is here for Non-Korean readersGrowing Pains: The Law of Startup Physics and Psychological Injury

2020년 현재, 스타트업의 창업자 혹은 초기 구성원들은 대중과 미디어가 열광하는 아이코닉한 존재이다. 그래서인지 그 무대 뒤에서의 겪게 되는 성장통마저도 미화되곤 한다.

당신이 만약 빠르게 성장하는 스타트업에서 큰 라운드의 자금을 유치한 뒤에도 여전히 창업자 혹은 초기 멤버로써 일하고 있다면, 아마도 높은 확률로 성장통을 느끼고 있을 것이다. 나 또한, 그 성장통을 겪으며 큰 어려움을 겪었고, 마치 근육통을 안고 운동을 계속 해 나가 듯, 지금 현재도 익숙해진 성장통을 달래가며 새롭게 다가오는 오늘 날의 도전과제를 마주해 나가고 있다.

명심할 것은 당신이 그 성장통을 겪는 것이 꼭 당신의 잘못만이 아니라는 것이다 (물론 아직 그 성장통이 다가 오지 않은 것 혹은 당신이 이미 이겨낸 것이 당신이 꼭 잘해서가 아닐 수 있다).

스타트업 성장의 법칙 (The Law of Startup Physics)

Humans Grow Linearly, Company Grow Exponentially

Khalid Halim, a startup coach at Coinbase, Lyft, Checkr

고속 성장중인 회사는 연간 50%를 넘어 의례 200%, 300%에 이르는 성장률을 기록하곤 한다. 센드버드도 성장단계에서 매년 300% 이상의 성장률을 기록하며 오늘날에 이르렀다. 회사의 중역인 당신은, 그 고속성장을 견인하기 위해 그 동안 자신이 가진 모든 것을 쏟아부었을 것이다. 그것이 매일 새벽 3시까지 계속 되는 근무시간일 수도 있고, 당신이 기존에 가진 모든 경험과 인맥일 수 도 있다.

안타깝게도 당신이 지금 까지 쏟아부은 모든 것에 더해 그 이상의 (300%) 노력을 더 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아마도 지난 몇 년간 당신이 쏟아부은 모든 것이 상응하는 100%를 계속 쏟아붙기도 어려울 것이다. (적어도 지금까지의 성공방식을 더 열심히 반복한다는 전제 하에서는) 고속 성장단계에 접어든 회사의 성장속도를 당신이 따라잡는 것에는 명확한 한계가 존재한다.

성장의 불연속성 (Discontinuity of The Growth)

당신의 앞에 놓여 있는 성장은 연속적으로 이어지는 하나의 선이 아닌 불연속적으로 전개되는 성격을 가지고 있다. 예를 들어, 센드버드는 2012년 11월 스마일 맘이라는 B2C 사업으로 시작하여, 2015년 초 센드버드라는 지금의 B2B, Enterprise Software 모델로 피벗을 하였다. 2016년 Y Combinator를 시작으로 2017년 12월 시리즈 B 투자를 유치한 뒤, 한국 중심의 인력과 문화를 미국과 글로벌 중심의 운영 및 시장 확대 전략이 대체하였다. 간소하게 Product team과 Sales 및 Growth팀으로 운영되던 회사가 지금은 셀 수 없는 수많은 팀으로 분화되어 약 7개의 글로벌 오피스에서 200명이 넘는 인력이 근무중이다.

이러한 성장은 그 구간별로 완전히 다른 성격을 가진 성장의 단계로 진화하며, 새로운 단계에서는 새로운 게임의 법칙을 필요로 한다. 그렇기 때문에 기존의 인력은 스스로 가진 경험과 인식의 틀을 깨지 않는 이상 극복할 수 없는 명확한 한계가 존재한다.

심리적 부상, 그리고 그 휴유증에 대해

이럴 때 듣게 되는 조언들은 대체로 비슷하다.

당신을 성공으로 이끈 것들에 대해 철저히 잊어버리고 (Unlearn what led you and the company successful) 새롭게 회사와 당신이 성장하기 위해 필요한 것을 습득해 나가라.

하지만 그 조언은 성장이 정체되는 구간을 경험할 때, 당신에게 일어나는 여러 불안감과 불안정성, 이로 인해 겪게 되는 심리적 부상의 상태를 고려하지 않았다.

그 심리적 부상은 당신을 이 상황의 희생자이며, 비극의 주인공으로 만들 것이다. 그래서 당신이 상황을 객관적으로 파악하고, 앞으로 필요한 변화를 모색할 수 있도록 하는 상황판단 능력과 전략적 사고를 저해할 것이다. 적어도 나의 경우에는 그 부상을 치유하고 어둡고 긴 터널에서 빠져나와 다시 내 발로 다시 걷기 까지 1년이라는 시간이 걸렸었다.

Pullman San Francisco Bay’s Lobby Restaurant where the conversation happened at the late 2018

2018년 10월, 회사는 최초의 Chat API 제품을 소개한 뒤 3년 이라는 긴 Death Valley를 뚫고, $17m 에 달하는 펀딩을 유치한 뒤 순항을 하고 있었다. 회사를 다음 성장의 단계로 이끌기 위해 VP of Sales와 CFO를 채용하고, 유치한 자금을 바탕으로 대규모의 성장을 준비하던 그 어느 가을 일요일 밤으로 기억한다. CEO가 내게 전화를 해 San Francisco Bay 지역에 있는 Pullman 호텔의 로비로 저녁을 먹자고 제안하였다.

마크는 언젠가 사업을 하고 싶다고 했고, 마케팅 임원으로 쭉 성장하고 싶은 건 아니잖아요? 회사도 지금 다음 단계로 성장을 도와줄 마케팅 임원이 필요합니다. 그래서 더 이상 영업이나 마케팅 역할 보다는 회사의 운영에 조금 더 집중해주었으면 좋겠어요.

아무리 친절하게 설명하려 애써도, 그 설명은 결국 회사가 다음 단계로 가는데 당신은 부적격이라는 사형선고로 들렸다. 일요일 저녁을 시작으로 하여, 그 다음날부터 CMO를 탐색하면서 시작된 일련의 이벤트들과 내가 인식한 경험들은 내 마음속에 꽤 깊고 오랜기간의 회복을 필요로 한 상처를 남겨주었다. 그 경험을 일일히 열거할 필요는 없거니와, 놀랍게도 나 혼자만이 비극의 주인공이 아니라는 것은 이후 많은 실리콘 밸리의 성공한 리더들의 경험을 통해 엿볼 수 있었다.

당신이 반드시 마주해야만 하는, 피할 수 없는 상실(Inevitable Losses That You Have to Face)

심리적 부상으로 인해 성장이 정체된 당신에게, 성장 혹은 변화와 같은 조언이 당장 효과가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성공적으로 스타트업을 궤도에 올려놓은 당신은 예로부터 그 누구보다 변화에 기민하며, 성장에 대한 욕구가 높은 사람일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어떠한 변화가 필요한지는 머리로 이해하면서도, 가슴으로 받아드리기를 거부하고, 상황의 부당함을 주장하고 싶은 마음도 충분히 이해가 간다.

그 어떤 이가, 자신의 시간과 열정과 헌신을 모두 바친 존재로부터 자신의 자리를 잃고 싶겠는가. 그리고 그 상실을 시작부터 알았더라면, 과연 그 시작부터 당신과 회사를 지금의 자리에 있게 만든 그 모든 것을 기꺼히 바칠 수 있었겠는가?

과거 수 많은 친구들이 초기에 합류하여 성장을 일구어 낸 스타트업을 등지며, 털어놓았던 감정적인 고통을 단순히 그들이 “도태” 되었거나 그 변화를 현명하고 원만하게 대처하지 못했다고 생각한 적이 있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 그 고통이 드디어 내 차례가 되었을 때, 그들이 왜 그때 그토록 분통을 터뜨려야만 했는지 이해할 수 있었다.

단 하나의 궁극적인 질문: 계속 게임을 이어나갈 것인가? 전열에서 이탈할 것인가 (One Ultimate Questions You Have to Ask: Will You Continue the Game or Will You Stop?)

당신의 야구팀이 하위권을 전전하다, 새로운 구단주를 영입하고, 재무적인 서포트와 함께 선수를 보강하여 플레이오프 진출을 눈앞에 두고 있다고 가정하자. 이전에 클린업 히터 (4번타자)를 맡던 당신은 애석하게도 부상을 당한 상황이며, 새롭게 보강된 선수로 인해 더 이상 원래의 포지션에서 뛸 수 없는 상황이다. (급박하게 돌아가는 시즌 한 가운데이기 때문에) 이러한 포지션 변경의 커뮤니케이션 또한 매끄럽지 못했다. 속이 곪는 당신을 뒤로 하고 새롭게 결성된 팀은 빠르게 결속하고 메이저리그 우승이라는 목표를 향해 앞만 보고 전진하는 상황이다.

당신은 은퇴하거나 다른 팀으로 이적하겠는가? 혹은 하위 타선에 서게 되더라도 우승 반지를 이 팀에서 기여코 끼고야 말겠는가?

2019년 초, 내 스스로 감정의 상처를 치유하고 성장을 위한 발을 계속 내딛기 위해 내 스스로 끊임 없이 물어보았던 질문이다. 이 질문을 통해 상황을 파악하는데 있어 지나치게 내 주관이 개입되는 것을 막고, 전체 상황과 맥락을 잘 이해할 수 있었다.

당신에게 그 팀의 소속으로써 우승반지를 끼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면, 그 변화의 과정이 공정했는가 혹은 당장 누가 더 큰 스포트라이트를 받느냐는 것을 더 이상 문제시하면 안된다. 애석하게도 이 것이 우리가 몸담은 스타트업이라는 게임의 법칙이다. 그리고 이 게임을 법칙을 알면서도 다시 한번 게임을 하게 되는 사람들을 우리는 스타트업 창업자라고 한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나를 상처입히는 변화가 오지 않기를 기대하는 것이 아닌, 그 변화에 입은 상처를 하루 빨리 치유할 수 있길 기도하는 것이다. 나는 당신이 그 변화의 상황에서 기민하게 대처하여 다시 한번 성장을 향해 움직이기 보다는, 현재 입은 상처를 돌보고, 마주하되, 진정 마음속에서 원하는 것에 대해 다시 한번 깊게 물어보는 시간을 갖기를 응원한다. 그래야만 진심이 담긴 한발을 내딛어 앞으로 나아갈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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