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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mchi hill

Upfront Venture가 전망하는 대규모 시장 침체와 향후 글로벌 VC 전망

프롤로그(Prologue): Upfront 벤처스의 파트너, Mark Suster의 글 ( ‘What Does the Post Crash VC Market Look Like?’)을 본인 동의를 얻어 번역하였습니다. Upfront 벤처스는 $3.3B (4.7조원)의 자금을 운영하는 VC로, 시드라운드와 같은 초기 스타트업에 주로 투자하며, 1996년 설립된 이 후 LA와 SF 지역에서 활발히 투자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한국 및 미국 모두 대기 자금 (‘Dry Powder’)이 역대급으로 쌓여있는 상황에서도, 많은 스타트업이 투자 유치에 실패하거나, 급락한 기업가치가 반영된 텀싯 등 개탄할 현실을 마주하고 있습니다. 이럴 땐, 차라리 “우리는 여전히 활발히 투자하고 있다.”, “스타트업 투자는 하반기 다시 회복되리라 본다”라는 희망 고문 보다는, 속마음을 시원히 얘기해주는게 더 도움이 되지 않을까요?

Mark Suster – source: TechCrunch

특히 한치 앞을 내다보기 어려운 요즘 같은 상황에서는, 30년 가까이 창업자와 투자자 경력 모두를 가지고 업계를 바라본 Mark Suster와 같은 분의 직언이 소중히 느껴집니다. 안타깝지만, 현재 투자 시장의 현실을 직면해야 하며, 18개월 정도의 Runaway를 남겨두고 있는 스타트업은 향후 투자 라운드를 진행하는데 있어 기대 가치의 재조정이 불가피 하리라 조심히 예측합니다. 자세한 내용은 본문에서 확인 부탁 드립니다.


최근 Upfront Ventures 의 파트너들이 2022년의 반기를 회고하며 가진 워크샵 (원문: Offsite)에서 우리는 벤처캐피털과 스타트업 생태계가 향후 어떻게 변할지 긴 시간 토론을 나누었습니다.

2019년부터 2022년 5월 사이의 주식 시장을 보면, 우리가 주로 투자 의사 결정을 내리는 주요 네 개의 섹터에서, 상장사의 주가가 53~79%에 가깝게 급락하였습니다. (2022년 5월 이후엔 낙폭이 더 커졌습니다)

우리가 내린 결론은, 지금의 시장 상황이 일시적 현상이 아닐 것이란 점과, 빠른 V자 반등을 기대하기에는, 스타트업의 기업가치를 평가하는 전반적인 기조가 확연히 뒤바뀌었다는 점입니다. (원문에서는 반영구적에 가까운 근본적 변화가 생겼다고 표현합니다)

또한 이러한 결론에 이르기까지, Morgan Stanley와 과거 15 ~ 20년 가량의 기업 가치의 트렌드를 살펴보고, 이것이 의미하는 바에 대해 깊은 토론을 진행하였습니다.

SaaS 스타트업 투자 및 주식 거래에 약 24배에 달하는 EV/NTM Revenue 배수를 적용해야 할까요? (역주: 이는 주식시장의 상승 랠리가 그 정점에 달했던 2021년 11월의 매출 대비 기업가치 배수입니다. NTM은 Next twelve months의 줄임말입니다) 저희는 그렇지 않다고 생각하며, 과거 트렌드와 장기적 연속성을 가지고 분석해 보더라도 오히려 2022년 5월의 수치인 NTM 매출 대비 10배 수가 오히려 SaaS 스타트업의 기업가치를 더 잘 대변한다고 생각합니다. (실제로는 매출 대비 10x의 기업가치도 여전히 높다고 생각합니다)

공개 시장 (Public markets) 을 통해 배운 것

최근 공개 주식 시장에서 일어난 큰 폭의 기업가치 하락이, 비상장 스타트업의 투자시장에도 일어날 것이라는 것은, 누구나 쉽게 예측할 수 있습니다. 그 이유로 비상장 스타트업의 최종 종착지가 공개 시장으로의 상장 (IPO) 혹은 인수이며, 수많은 인수가 상장 회사를 통해 이뤄진다는 점을 꼽을 수 있습니다.

공개시장의 주식은 매일 거래가 일어나고, 실시간으로 가격이 조정되는 반면, 비상장 시장은 보통 6-24개월 주기로 일어나는 후속 투자 유치 때 그 기업가치가 결정되기 때문에, 공개 시장에서 경험하는 대규모 침체 현상이 비상장 시장으로 확산되기까지 시차가 존재합니다. 이로 인해 침체의 확산이 더디게 일어나는 것 처럼 보일 수 있으며, 이 경우, 투자자가 예전과 비슷한 기업 가치에 투자하는 경우라 할지라도, 더 많은 세부 조건을 요구할 수 있으며, 더욱 복잡한 투자 조항으로 인해 과거 대비 기업가치를 이해하기 더욱더 어려워 질 수 있습니다.

우리는 기업가치의 하방 재조정이 있을 것으로 확신합니다. 처음에는 Late stage (시리즈 C 이후의 후기 스타트업)에 있는 테크 회사들에서 일어난 후, 점차 Growth stage (시리즈 B, C)로, 이후에는 시리즈 A단계, 결국에는 시드라운드까지 그 재조정이 확산될 것입니다.

이러한 재조정은 불가피 할 것입니다. 지난 5년 간 스타트업 기업가치의 중위값 (median valuations)이 놀랄 만큼 급상승 했습니다. 초기 스타트업의 기업가치 중위값 (투자 전 pre-money valuations)이 약 2천만 달러에서 6천만 달러로 3배 증가했으며 1억 달러 이상의 기업가치로 이뤄진 거래도 그 수가 적지 않습니다.

만일 향후 매출 NTM 대비 24배 정도의 기업가치로 투자 청산이 가능하다면, ‘폭탄 돌리기’를 염두해두고 지금 당장엔 초기 스타트업에 더 높은 기업가치를 지불할 VC가 있을 수도 있지만, 시장이 ‘새로운 표준’을 마주한 오늘날에는 VC 입장에서 더 이상 지나친 가격을 지불하며 투자를 진행할 수 없습니다. 계산 상 너무 당연한 결과입니다.

‘Tiger (역자 주: Tiget Global Management)가 1년 만에 투자금을 소진함으로써, 3년 간 느릿느릿 투자하는 다른 VC들을 부숴버리고 있다’는 블로그 글이 아무리 많이 나온다 한들 이 상황을 바꿀 수는 없을 겁니다. 12년 간 이어진 강세장에서는 높은 IRR을 기록하는 것이 상대적으로 시웠겠지만, VC들은 시장이 좋던, 나쁘던 일단 수익을 내야 합니다.

지난 5년 간, 미국의 선도 투자자들은 몇몇 스타트업에게 많은 돈을 높은 기업가치에 안겨줌으로써 이 게임의 승자를 점지하는 이점을 누릴 수 있었습니다. 그러면 미디어의 과대 포장이 자연스럽게 인지도를 제고하고, 수 많은 인재가 ‘넥스트 데카콘’으로 점지된 스타트업에 합류하려 서로 경쟁하는, 좋은 날만 가득한 행복한 시나리오가 펼쳐지는 것이죠.

다만, 좋은 날은 다 간 것 같습니다.

향후 전망

아주 큰 규모의 펀드가 대기 자금으로 묶여 있으며, 투자 집행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투자자들이 하는 일이 의례 투자다 보니 결국은 이 자금이 소진되긴 할 것 입니다.

Pitchbook에 따르면 미국에서만 약 2,900억 ($290B) 달러의 VC “대기 자금”이 쌓여 있으며 이 규모는 지난 10년 동안 4배 이상 증가했다고 합니다. 그럼에도 저는 그 대기 자금이 천천히 소진 될 가능성이 높으며, 그 이유로 VC들은 기업가치가 비정상적으로 치솟은 2021년의 기업가치를 고집하는 창업들에 투자하는 대신 보다 인내심을 발휘할 것으로 내다보기 떄문입니다.

후기 스테이지의 스타트업에 투자하는 Growth fund의 지인 몇 명과 이야기를 나누었을 때 그들은 “현재 우리는 2021년에 투자를 유치했었던 회사들과 미팅을 하지 않고 있다. 왜냐면 서로 기업가치에 대한 기대 수준이 너무나 크게 어긋나 있기 때문이다.”며, “2019년이나 2020년에 마지막으로 투자를 유치했던 회사들이 다시 투자 유치에 나설 타이밍을 기다리는 중이다”고 얘기했습니다.

최근 들어 저는 많은 투자자들이 매력적인 비즈니스의 존재 여부 뿐 아니라, 창업자와 투자자들 사이의 케미스트리 등을 평가하는 등 스타트업 투자 실사에 충분한 시간을 들이는 것을 보며, 이제야 시장이 정상으로 돌아가기 시작했다고 느끼고 있습니다.

VC가 해야 할 일이란 무엇인가요?

물론 제가 모든 VC를 대변할 수는 없지만, VC가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한 옵션에는 두 가지 선택지가 존재합니다. – 사이즈를 키우거나 (super size), 하나하나 집중해서 살펴보거나 (super focus)

분명한 것은 Upfront Ventures는 “Super focus”를 추구하는 편에 가깝다는 점 입니다. 저희는 더 큰 회사들과 큰 규모의 AUM (운용자산)을 놓고 “누가 VC 업계의 골드만삭스가 될까”로 경쟁하고 싶지 않습니다. 물론 이 전략 아래 성공한 몇몇 회사도 존재합니다.

지난 10년 간, 평균 2~3억 달러의 규모를 갖춘 시드 펀드를 가지고, 투자 건 당 (중위값 기준) 2~350만 달러 정도의 시드 라운드 첫 투자를 집행했으며, 그 대가로 ~20%의 지분을 취득해 왔습니다.

제가 거듭 사람들에게 설명해온 비결은 “엄격한 원칙과 집중력”입니다. 물론 많은 사람들은 우리가 스타트업의 기업가치가 상승랠리를 이어간 강세장에서도 이 전략을 계속 고수할 수 있었던 방법을 여전히 이해할 수 없을 것 입니다. 실행 안 수준에서 일부 변화는 있었을 지언정, 우리가 추구하는 원칙과 전략 자체는 꾸준히 유지되어 왔습니다.

2009년에는 투자 검토에 충분한 시간을 쏟을 수 있었습니다. 피투자사의 고객과 이야기하고, 전체 경영진을 만나고, 재무 상태와 향후 계획을 점검하고, 각 월 별 고객 코호트를 분석하기도 하고, 경쟁자에 대해 평가하는 등의 작업을 수행하는 것이 가능했습니다.

2021년에는 (스타트업 당 평균 200만 달러를 투자했던 2009년 대비) 20%의 지분 취득을 위해 평균 350만 달러의 투자 자금이 필요했고, 반면 실사를 수행할 시간은 훨씬 적었습니다. 종종 창업자가 실제로 회사를 설립하기 전, 이전에 다니는 회사를 그만두기 전부터 알고 지내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저희는 최신 트렌드를 따라 투자하는 대신, 우리가 전문성과 지식을 갖춘 영역을 지켜나가는데 엄격한 원칙을 고수해야 했습니다. 그런 이유로 우리는 내부의 전문성에 강한 확신이 없거나, 기업가치 및 관련된 지표들이 우리의 투자 목표와 일치되지 않는 NFT 및 몇몇 분야에서의 투자에서 한발 비켜서 있었습니다.

성공적인 투자자는 그 자신만의 차별화포인트 (원문: 엣지, Edge)를 가지고 있다고 믿습니다. 어떤 분야에서든 다른 투자자들이 모르는 무엇인가를 잘 알고 있거나 (투자 가설), 자신만의 네트워크 (인적 네트워크에 대한 접근성)을 가지고 있는 것이 여기에 해당됩니다. 따라서 우리는 의료, 핀테크, 컴퓨터 비전, 마케팅 관련 소프트웨어, 비디오 게임과 관련된 기반 인프라, 지속 가능성 및 응용 생물학과 같은 특정 투자 영역을 예의 주시하며, 각 Practices를 이끌 전문성을 가진 파트너와 함께 합니다.

(이후 문단에서는 LA Office의 신규 파트너 Nick Kim 을 소개함 – 번역본에서는 제외함)

실제 산업에 미치는 영향은 어떨까요?

VC 산업을 연구한 사람이라면 누구나 소수의 일부 투자가 펀드의 전체 수익성을 결정하는 “멱법칙 (Power law) 수익성의 원리 (역자 주: 승자독식의 법칙, 파레토 원칙으로 이해 가능)”를 따른 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Upfront Ventures의 경우 지난 25년 간, 하나의 펀드 에서 30-40개의 투자를 진행하며, 이 중 20%에 해당하는 5-8개 투자에서 수익성의 80% 이상을 거둬왔습니다.

저희가 투자 포트폴리오를 관리하는 방법에 대해 “Funnel (깔때기)”를 비유하는 것이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시드 펀드에서 36~40건의 투자를 집행하며, 이 중 25~40%에 달하는 12개에서 15개 정도의 스타트업이 향후 12~24개월 내에 더 큰 규모의 투자를 유치했습니다.

이렇게 큰 규모의 자금조달에 성공한 스타트업 중 15~25%가 전체 펀드의 2~3배 달하는 수익을 거두어 줍니다. 그러나 이것은, 1억 달러 ($100m) (Pre-money) 기업가치에 2천만 달러 ($20m)의 투자를 진행하는 대신, 매우 일찍 과감한 투자 결정을 하여 의미 있는 지분을 취득하며, 10년 이상 창업자와 파트너 관계를 지속해 나간다는 조건 하에서만 가능한 시나리오 입니다.

사람들에게 거의 알려지지 않은 저희의 비밀이 여기에 있습니다.

투자했을 당시 빠르게 J-커브를 만들며 성장하지 않았던 6개 투자가 이후 약 15억 달러 ($1.5B)에 달하는 수익을 Upfront에 가져다 주었습니다.

이렇게 즉각적인 외형 성장이 없었던 비즈니스의 장점은 대규모 투자를 유치하지 않았고, 따라서 기존 투자자와 창업자 모두 큰 규모의 지분 희석을 감수할 필요가 없었다는 점 입니다. 이러한 회사는 보통 경쟁사가 1-2개에 지나지 않는 반면, 누구도 따라하기 어려운 강력한 IP (역주: 기술적 차별화/기술적 장벽)를 구축하였으며, 빠른 성장 일변도를 걸은 회사 대비 초기 고객 코호트에 더 많은 가치를 제공하는데 집중했다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Upfront에서는 여전히 6개의 스타트업 중 5개 스타트업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우리가 충분히 인내심을 발휘한다면 더 큰 폭의 수익을 안겨주리라 기대합니다.

그리고 저희는 인내할 것입니다.

3 thoughts on “Upfront Venture가 전망하는 대규모 시장 침체와 향후 글로벌 VC 전망

  1. 안녕하세요! 올려주시는 글 항상 감사히 잘 읽고 있습니다.

    다름이 아니라 이번에 올려주신 글을 읽다가 궁금증이 생겨서 질문 드립니다.

    제가 잘 이해가 가지 않는 부분은 글 하단에 “투자했을 당시 빠르게 J-커브를 만들며 성장하지 않았던 6개 투자가 이후 약 15억 달러 ($1.5B)에 달하는 수익을 Upfront에 가져다 주었습니다.” 라는 말과 그 기업들의 공통점은 “초기 고객 코호트에 더 많은 가치를 주려고 집중했다“라고 말한 내용입니다.

    초기 고객에게 더 많은 가치를 주려고 집중한다 라는 말은 그 고객들의 리텐션을 올리려고 노력했다고 생각하고, 여러 다른 변수들이 있겠지만 일반적으로 리텐션이 올라가면 성장률이 J-커브를 그릴 확률이 높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해당 기업들은 투자했을 당시에는 빠르게 J-커브를 만들며 성장하지 않았다고 해서 어떤 상황이었던건지 궁금했습니다.

    저는 지금 한국의 시리즈 A 기업에서 신규 프로젝트를 준비하고 있고, 신규 프로젝트가 시작되면 초기 유저의 리텐션을 올리는 것에 집중하면 organic 유입, 재방문, 재구매율 등의 지표에 대해 J-커브를 그릴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었습니다.

    해당 기업들이 초기에는 소수의 고객 만족에 집중해서, 속도에 집착한 다른 기업에 비해 상대적으로 느렸다는건가 라는 생각도 들었는데 상희님이 번역하실 당시에는 어떤 상황이라고 생각하셨을까요?

    1. 초기 고객 코호트에 더 많은 가치를 주었다는 것이 바로 반복 매출 일으키는 고객 으로 연결되지는 않는 것 같습니다. 초기 고객과 PMF을 확실히 찾거나, 반복 이용률을 늘리는데 집중하고, 섵부르게 유료화 하지 않거나, 허수 지표에 집착하지 않았다는걸로 보일 수도 있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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